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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상하차 분류

직장인의 투잡 도전기 - 택배 상하차/분류 알바 41일차

by 피지컬 노마드 2021. 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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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 41일 차

 

오늘도 낮부터 찜통더위였다.

밤이 돼도 좀처럼 온도가 떨어지지 않았다.

물류터미널이 완전한 실내는 아니지만 바깥공기와는 차이가 있어서 답답하고 덥다.

 

시작부터 2 하치장으로 팔려갔다.

뭐 최근에는 항상 그러니까 별 느낌도 없다.

그런데, 조금 일하고 있으니 갑자기 3 하치장으로 가라는 것이었다.

3 하치장은 정말 싫은데...

최근에는 3 하치장으로 팔려간 적은 없지만, 그곳에서 일할 때는 좋은 기억은 없었다.

일단 직원과 소장이 소리를 지르고, 전반적인 분위기와 쉬는 곳, 어느 하나 괜찮은 것이 없다.

그래도 뭐... 까라면 까야지. 일개 알바생이 무슨 힘이 있나.

3 하치장으로 가니 새로운 풍경이 펼쳐져 있었다.

그곳만 어제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일을 진행하고 있었다.

5 도착, 6 도착으로 쪼개 놓은 번호를 다 길게 놓고 양쪽에서 지게차가 택배를 밀고 들어왔다.

그래서 일꾼들은 가운데에서 계속 택배를 옮기는 방식이었다.

 

이 방식의 문제점이 뭐냐 하면 일단 양쪽에서 지게차가 들어오니, 구찌를 잡을 수가 없다.

엄청 무거운 물건이건, 부피가 큰 물건이건, 개수가 많은 물건이건 모두 다 일일이 옮기라는 것이다.

이 얼마나 미련하고 비효율적인 방식인가...

 

게다가 번호를 쪼개 놓아서 평소보다 동선도 엄청 길게 되어 있었다.

그러니, 무거운 물건을 들고 더 많이 걸어서 옮겨야 한다는 얘기였다.

이유를 물어보니, 위에서 시킨 거라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가장 XX 같은 답변이었다.

진짜 입에서 욕이 튀어나올 뻔했다.

일할 의욕이 싹 사라지고, 그냥 오늘은 집에 갈까 고민을 했다.

 

그 와중에 지게차에서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난리도 아니다.

진심 짜증이 나서 한 시간 일한 게 아까워도 그냥 집에 가려고 마음을 먹었다.

그런데, 같은 인력업체 소속 한 분이 다른 하치장 소장에게 말해서 작업장을 옮기도록 말해보겠다고 해서 조금 기다렸다.

일하면서 조금 기다리니, 그분이 좋은 소식을 가지고 왔다.

다시 2하차장으로 가게 된 것이다.

같은 돈을 받는데, 저런 식으로는 정말 일 못할 것 같다.

항상 3하치장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정말 대단한 것 같다.

2 하치장으로 가니 평소와 다르게 소장이 열심히 택배를 옮기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 살펴보니, '센터장 OOO'라고 적혀있는 작업모를 쓴 사람이 작업장에서 감독을 하고 있었다.

이곳 터미널 대빵이 직접 나온 것이다.

무슨 바람이 들어서 나온지는 모르겠지만, 인원 체크를 하러 나왔다고 한다.

그 바람에 소장이며 직원이며 눈치를 보며 총출동해서 택배도 나르고 오버를 하고 있다.

무슨 군대에서 별이 하급부대에 작업할 때 시찰 온 풍경과 흡사하다.

 

처음에는 나도 신경이 조금 쓰였는데, 그러거나 말거나 나는 모르겠고, 나는 내 할 일이나 하고 집에나 가련다.

날이 더우니 충분히 쉬고 물도 충분히 마셨다.

마스크가 금세 흠뻑 젖어 중간에 한 번 새 것으로 갈아 꼈는데도 또 금방 젖었다.

머리에 쓴 두건도 마찬가지였다.

 

더위와 씨름을 한 끝에 어느덧 퇴근 시간이 되었다.

12시 55분에 퇴근 사진을 찍기 위해 휴게실로 왔더니, 우리 소장에게 왜 일찍 퇴근하냐고 무전이 왔다.

퇴근 시간에 근태 체크하는 것도 근무시간에 포함되는 건데 별 이상한 것 갖고 트집을 잡는다.

 

조기출근이 근로시간에 포함되는지 여부 (행정해석, 판례)

제가 하고 있는 택배 분류 알바에서 언제부터인가 근무시간보다 30분 정도 일찍 출근을 해서 출근 확인을 미리 하라고 합니다. 이전에는 10분 전쯤 도착해서 작업복, 안전화, 안전모를 착용하고

2job-challenge.tistory.com

내가 꼭 조기출근 건으로 고용노동부에 신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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