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 36일 차
장맛비가 많이 내린다고 일기예보가 있었다.
비가 많이 내리는데 쉴 때마다 우산을 쓰고 차로 가는 것 오버인 것 같으니, 장마 동안은 아무래도 루틴대로 쉬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래서 오늘도 오래간만에 가방을 가지고 일터로 갔다.
가방에는 얼음물을 담은 500ml 텀블러 하나, 매실원액을 탄 얼음물을 담은 500ml 텀블러 하나, 그리고 간식거리로 스니커즈 미니 2개가 들어있다.
비 예보가 있어서 그런지 습도가 매우 높았다.
한 마디로 불쾌지수가 높은 날이었다.
요즘은 안 팔려가는 날이 없다.
같은 작업장에서 일하는 인력업체 소속 알바들이 원래도 많았는데, 인원이 더 늘어서 항상 우리만 동네북 신세다.
인원 수가 곧 힘이라서 인원이 적은 인력업체는 여기저기 팔려 다니는 게 일이다.
오늘도 예외는 없었다.
3 하치장만 아니면 상관없... 뭐라고? 3 하치장?
우리 인력업체 소속 8명 모두 3 하치장, 다른 인력업체 소속 4명이 2 하치장으로 팔려가게 되었다.
투덜투덜하면서 3 하치장으로 향했다.
3 하치장에 도착하니, 그쪽 소장이 지게차를 타고 오더니 인원 배치가 잘못 전달된 것이라고 듣던 중 반가운 소리를 해주었다.
우리가 2 하치장으로 가면 되는 것이었다.
다시 2 하치장으로 가는 길에 3 하치장으로 가는 다른 인력업체 소속 인원들과 지나치는데, 뒤바뀐 운명에 기분이 좋으면서 한편으로는 불쌍한 마음이 들었다.
뭐 죽으러 가는 것도 아닌데 3 하치장을 너무 과도하게 비하하는 것 같기는 한데, 거긴 진짜 일하기는 별로인 게 사실이다.

매복 사랑니 발치로 인해 오늘도 진통제를 먹고 일을 시작했다.
점점 나아지는 것 같아서 그나마 다행이다.
불쾌지수가 높은 날이라 그런지 일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도 지친다.
지게차들이 팔레트도 빨리 빼주지 않고...

날씨 탓인가...
작업장 이동 문제로 우리 소장과 일꾼이 싸운다.
결국 열 받아서 집으로 가버렸다.
조금 있으니, 2 하치장 소장과 우리 일꾼이 또 싸운다.
뭐 때문인지는 모르겠는데, 꽤 시끄럽게 고성이 오간다.
주먹다짐 직전까지 갔다가 사람들이 겨우 말려서 끝났다.
오늘 같은 날은 날씨도 덥고 습하고 짜증 나는 날이라 서로 조심해야지.
집중력도 떨어지니까 사고도 더욱 조심해야 된다.
예보와는 다르게 비가 내리지 않다가 퇴근 시간이 다돼서 갑자기 비가 쏟아진다.
시원하게 내리는 비와 함께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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